예술 작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 그들의 생각까지 엿볼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전시회장이죠. 그런데 전시회장이 어마어마한 쓰레기와 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 그리니엄에서는 전시회가 배출하는 쓰레기, 탄소의 양을 알아보겠습니다. 더불어 쓰레기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지속 가능한 전시와 박물관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시회 후 쓰레기, 이렇게 많이 나왔어? 🖼️

지난 10월 영국에 있는 런던디자인박물관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을 앞두고 첫 환경감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얼지 콜렉티브(URGE Collective)란 단체가 감사를 진행했는데요. 감사 보고서를 작성한 소피 토마스는 전시회의 탄소발자국을 측정한 사례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 밝혔습니다. 감사에 의하면, 디자인 박물관의 가장 최근 전시인 ‘쓰레기 시대(Waste Age)’에서만 탄소발자국 10톤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는 영국인 한 명이 평균적으로 1년 동안 만든 탄소발자국과 같다고 합니다.

전시회의 환경오염을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얼마전 ‘지속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 전시를 진행한 부산현대미술관은 전시장 한 켠에 쓰레기 더미를 그대로 나뒀는데요. 이는 전시에서 배출된 폐기물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국공립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면 5톤 트럭 4대 분량의 폐기물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코끼리 평균 몸무게가 5톤이라고 하니, 우리가 전시를 하나 관람할 때마다 4마리 코끼리 정도의 폐기물과 함께 하는 셈이죠.

 

© 전시장 한켠에 전시된 폐기물_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전시, 이제 바뀌어야 할 때! 🗑️

쓰레기 배출의 장이었던 전시가 이제 바뀌려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서 런던디자인박물관은 지속가능한 전시에 대한 탐구를 위해 하기 위해 환경감사를 받았는데요. 디자인 박물관 측은 폐기물 단축이 디자인 업계가 환경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란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디자인 박물관 전시에서는 평균 190톤의 탄소발자국이 나왔는데요. 2017년 박물관 부지 이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를 운영하면서 탄소발자국이 95%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더불어 전시장을 구축할 때 최대한 많은 재료를 재사용하거나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생분해 건축 자재를 사용했다는데요. 이같은 노력 덕분에 탄소발자국이 10톤까지 줄어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부산현대미술관 역시 ‘지속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 전시를 통해 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려 했고, 나아가 직접 지속가능한 전시를 실현해 보고자 했는데요. 폐기물 최소화를 위해 석고벽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로만 벽을 꾸미고, 외부 현수막을 제외한 모든 홍보 인쇄물도 잉크 사용량을 줄이고자 한 가지 색의 잉크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인쇄홍보물 수를 최대한 줄이고 홍보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 ‘노르웨이, 현재’는 온라인으로만 전시회로 진행되고 있다_Norwegian Presece, 인스타그램

지속가능한 전시를 꿈꾸며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전시를 연 사례도 있습니다. ‘노르웨이, 현재(Norwegian Presence)’란 전시회인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오프라인 전시회가 취소됐습니다. 해당 전시 큐레이터인 베네디치테 순데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전시가 취소됨으로 인해서 오히려 기획의도에 알맞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전시를 열 수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전시회 작품 대부분은 지속가능한 생산과 재활용이 가능한 천연재료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베네디치테는 지속가능한 재료로 만든 작품들을 전시해 디자인의 지속가능성, 순환경제와의 연결성을 탐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는데요. 또한, 온라인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러 오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탄소발자국을 아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 제공

지속가능한 전시를 위한 건물들 🏛️

지속가능한 전시를 위해서는 전시에 쓰이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박물관과 미술관 모두 전시물의 상태 보존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댸문에 일부 박물관은 건물 내 에너지 흐름 효율화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중 지속가능한 건축의 가장 훌륭한 사례는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일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는 1989년 지진으로 피해를 입고 2005년부터 재건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재건 과정에서 건물 자재의 90%를 재사용했다고 합니다. 또 박물관은 지붕 10,000m2를 토종 식물로 덮었는데요. 식물들이 지붕의 단열재로 작용해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연간 1,300만 리터의 물을 흡수한다고 합니다. 이때 흡수된 물은 박물관에서 재사용된다고 하죠.

박물관 측은 해당 건물이 동일 크기 건축물 보다 30% 더 적은 전력을 소비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노력 덕에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디는 미국 녹색건축위원회(USGBC)로부터 녹색건물 인증제도(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습니다.

 

© 브라질 미래박물관 제공

브라질 리우데자이루에 있는 미래 박물관(Museu do Amanha) 역시 건물 전체가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는데요. 미래 박물관에서 사용되는 모든 물은 재활용되며 박물관 내부의 온도 유지를 위해 인근 강의 물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 덕에 미래 박물관은 연간 약 960리터의 물과 2,400MW의 전기를 절약했다고 하죠. 이만큼의 물과 전기는 1,200여 가구가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미래 박물관도 마찬가지로 브라질 최초로 LEDD 골드 인증을 받았습니다

 

© 2020 두바이 엑스포 전경, Expo 2020 Dubai, 페이스북

2020 두바이 엑스포 위해 건설된 테라(Terra) 전시관 역시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는데요. 해당 전시관은 자체적으로 모든 물과 에너지를 생성한다고 합니다. 전시관은 폭 130m의 캐노피 모양의 지붕과 주위에 우뚝 솟은 ‘에너지 트리’로 이뤄져 있는데요. 캐노피의 약 97%는 재활용 강철 소재를 사용했으며, 중앙캐노피에만 1,055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죠. 또 빗물과 이슬을 수집해서 내부에서 사용된다고 하죠.

또 전시관은 온도 조절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두바이는 한낮 기온이 50°C까지 치솟을 수 있는데요. 테라 전시관의 높은 지붕은 그늘을 만들고, 뜨거운 바람을 차단하면서도 시원한 남서풍이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합니다. 마치 나무 아래에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한 두바이 엑스포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 Try It 제공

물론 모든 전시회가 다 완벽하게 지속가능하길 바랄 순 없습니다. 다만, 이제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보여주기 보다는 예술가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방식의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박물관과 미술관 모두 우리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공공 건물이 됐고요. 이 사실을 생각한다면 전시회나 박물관 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고 조금이나마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길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