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그리고 반드시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그것 죽음. 당장 내일 내가 죽는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 2030세대는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도 자신이 선택하려 합니다. 삶의 질 만큼 죽음의 질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웰다잉(Well-dying)이 주목받으면서 기존의 장례 방법을 대체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친환경 장례도 주목 받고 있죠.

 

국내에서 말하는 ‘친환경 장례’

우리나라의 친환경 장례는 수목장🌳이 일반적입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도입된 대표적인 친환경 장례식으로 화장한 유골을 나무 주변에 뿌리거나 묻는 방식. 매장이나 납골 보다 지표면 차지가 적어 비교적 환경 친화적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완.전.한 친환경 장례법은 아닙니다. 고인의 시신 처리와 장례식은 별개인지라 대부분의 시신 처리 선택지는 매장or화장 단 두 개 뿐이기 때문입니다. 조문객들이 방문하는 과정을 제외하더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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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고인이 사망하면 3일 장을 치른 후 마지막 날을 발인 일로 지정해 묘지에 매장합니다. 시신을 그대로 안장하는 경우 깨끗한 토지(묫자리)가 필요하고 매장 이후엔 부패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발생하죠. 벌초, 대지·납골당 임대, 묫자리 이동 등 다양한 시간적, 물적 비용도 발생합니다.

시신을 화장해 모시기도 하지만 화장 역시 시신을 태우는 과정에서 연료 소비와 함께 유해 물질이 배출되죠. 이는 꾸준히 지적되어 온 문제입니다. 국내 화장 시설은 유해 물질을 법적 기준 이하로 배출하게 되어 있으나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현실적으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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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산업 문제, 우리나라 뿐?

사실, 미국과 영국 등 많은 나라가 장례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꽤 오래전부터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시신을 염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방부제와 시신이 부패하며 나오는 독성 물질, 화장할 때 나오는 유해 물질들은 물론 장례식의 허례허식까지도 말이죠. 최근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기후변화가 문제되면서 장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향한 방법. 즉, 시신을 지구를 위한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기술에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거죠.

지난 4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타계하면서 장례 방식이 주목 받았습니다. 필립공이 입관한 관은 양모로 만들어 100% 생분해되고, 시신 운구엔 전기차를 사용해 영국이 장례 산업에서도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준 것이죠. 🇳🇱네덜란드엔 테슬라 모델S를 개조한 친환경 장의차도 있다고👀

 

한 줌 재가 되어 흙으로 돌아가다

화장 없이 시신을 퇴비로🌱 리컴포즈(Recompose)란 스타트업이 물리적, 화학적 영향이 없는 시신 처리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강철 관 안에 나무 조각과 짚, 시신을 올린 후 미생물을 활용해 자연분해 시키는데요. 약 30일이란 시간이 지나면 치아와 뼈를 포함한 모든 육체가 기름진 흙으로 변하죠. 임플란트 같은 보철 장치만 제거됩니다. 유해를 모실 묘지도 필요하지 않고 독성, 유해물질도 생성되지 않는 데다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recompose

이와 유사하지만 방식이 조금 다른 방법들도 있습니다. 고인을 묘목과 함께 심는 장례법, 캡슐문디 프로젝트는 수목장과 유사하지만 시신 그대로 타원형 캡슐🥚에 담아 나무의 뿌리에 바로 묻는다는 것이 차이점. 태아의 모습으로 돌아가 거름이 되는 것이죠. 캡슐은 감자와 옥수수로 만들어 생분해되지만 시신에서 나오는 독성 물질은 대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capsulamundi

이 독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관도 있습니다.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루프(Loop)는 버섯🍄의 균사체로 관을 제작했는데요, 이 관은 시신이 부패하면 오히려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균사체가 시신에서 나오는 독성 물질을 중화시켜 영양분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라고.

균사체는 실제 체르노빌 원선 사고 때 토양 회복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죠. 게다가 이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2~3년. 일반 관이 자연 분해되는 데 10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최적의 선택지일 수도 있겠네요.

@loop-of-life

 

단단하고 빛나는 모습으로 기억되리

다이아몬드를 이루는 구성 물질은 탄소. 이 탄소에 고압력을 가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다이아몬드입니다.💎 시신을 화장하면 나오는 탄소와 같죠. 이 방식을 활용해 유골을 다이아몬드로 가공하는 장례법도 나오고 있습니다. 메모리얼 다이아몬드, 스위스의 알고르단자(algordanza)에서 시작되었는데요, 국내에도 지사가 있다고 합니다.

@algordanzakorea

꼭 다이아몬드가 아니더라도, 보석으로 간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최근엔 반려 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사람보다 먼저 떠나는 반려 동물의 유골을 보석에 담아 간직하는 장례법이 확산되고 있죠. 💍반짝이는 보석으로 기억된다는 것,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죽음일 수도.

예전 드라마에서 고인의 뼛가루를 바다나 강에 뿌리던 장면 기억 하시나요? 지금은 환경 오염을 이유로 금지됐죠. 이와 비슷하지만 해양 환경에 이로운 영향을 주는 방법도 있는데요. 이터널 리프(Eternal Reefs)는 ‘영원한 암초’라는 뜻으로 유해를 가공해 바다에 안장하는 장례법입니다.🌊 화장한 유골을 친환경 콘크리트에 혼합하는 방식으로 해조류와 물고기들의 서식 환경을 만들어 주어 해양 환경에 관심이 있거나, 사회 환원의 개념으로 주목 받고 있는 장례법. 최근엔 바다 뿐 아닌 맹그로브 나무를 심는데에도 활용한다고 합니다.

@eternalreefs

 

영원한 엘사의 친구 울라프가 되다

얼음 빙(氷)🧊, 빙장. 말 그대로 시신을 얼리는 장례법입니다. 시신을 액체 질소에 담궈 급속 냉각시킨 후 진동을 가해 만든 유해 가루를 흙에 묻으면 약 1년 후 자연적으로 분해돼 사라집니다. 앞서 소개한 퇴비장처럼 친환경 장례에 가까우나 상용화되진 않았습니다. 최초 개발한 스웨덴 업체 ‘프로메사 오가닉’이 2001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으나, 2015년까지 완성하지 못한 채 파산했기 때문이죠. 👸동심으로 돌아가 상상해본다면 영원한 엘사의 친구, 울라프가 될 지도! ☃

이외에도 유골 가루를 물감에 섞어 그림에 담거나, 하늘의 별이 되도록 우주로 쏘아 보내는 등 다양한 장례법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주장은 영화 ‘스타트렉’의 작가 진 로든베리의 유골을 우주왕복선에 실어 보낸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이목을 쏟는 것을 보면, 우주장도 아주 먼 이야기만은 아닌 듯합니다. 발사체에서 나오는 폐기물이나 우주 쓰레기 문제만 해결된다면 말이죠🚀

 

인식 개선만 뒷받침된다면

순환 경제의 비즈니스 모델 또한 더욱 확장시킬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아직은 시신의 처리 법에 대해 보수적인 인식이 대다수인 현실.

고인의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고려해 시신의 품위를 중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장기 기증 같은 시신의 사회 환원을 중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초반에 말한 것처럼 형식적인 장례보다 본인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소박한 장례를 생각하는 분들도 있죠. 꼭 환경 때문이 아니더라도 나라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듯이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도 다양화되어야 합니다.

사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더 이상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언젠가 맞이할 자신 혹은 가족, 친구의 죽음을 더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니까요.

문화적, 윤리적 인식 개선만 뒷받침된다면인생의 끝을 지속가능성을 위한 선택으로마감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여러분은 삶의 마지막을 어떤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으신가요?

 

📌 GREENIUM NOTE

  • 국내 친환경 장례는 대부분 수목장.
  • 자원 순환 개념으로의 접근 필요.
  •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서비스들.
  • 인식 개선만 뒷받침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