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기금(WWF)이 글로벌 대기업의 플라스틱 절감 노력의 진행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 오염 방지를 위한 ‘리소스 플라스틱 이니셔티브(ReSource Plastic Initiative)’의 진행 결과를 분석한 ‘투명성 2022(Transparent 2022)’ 보고서입니다.

리소스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는 2019년 WWF가 엘렌맥아더재단(EMF)과 미국 해양환경보호단체 오션컨서번시(Ocean conservancy)와 함께 발족했는데요. 현재 맥도날드, 스타벅스, 프록터앤갬블(P&G)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 9곳이 참여 중입니다.

지난 5일(현지시각) 공개된 보고서에는 이니셔티브에 참가한 9개 기업이 2021년 한 해 동안 플라스틱 절감·전환을 위한 결과가 담겼습니다.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해 이들 기업이 어떤 변화를 시도했고,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ReSource Plastic

코카콜라·맥도날드도 참여한 ‘리소스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란? 🤔

2019년 출범한 리소스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큐리그 닥터페퍼, 맥도날드, P&G, 스타벅스, 코카콜라, 엠코어, 콜게이트 파몰리브, 킴벌리클라크, CVS헬스 등 9개 기업이 참여한 이니셔티브입니다.

이니셔티브는 사용된 플라스틱의 발자국을 측정해 플라스틱 절감을 위한 데이터 기반 전략을 수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 자원(Resource)을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플라스틱 발자국이란 탄소발자국처럼 플라스틱의 생산·소비·폐기를 측량해 수치로 나타낸 것을 말하는데요.

이를 위해 이니셔티브는 회원들에게 자원 발자국 추적기(ReSource Footprint Tracker) 플랫폼을 포함한 폐기물 감소 정량화 도구를 지원합니다. 기업들은 추적기를 사용해 매년 플라스틱 사용량을 측정하고 사용된 플라스틱의 재활용·소각·매립·(자연으로의)누출 등 최종경로를 파악해 보고합니다.

덕분에 기업들은 불필요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고 재사용 및 재활용을 늘리기 위한 데이터 기반 전략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 WWF는 플라스틱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다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ransparent 2022, WWF

구체적으로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 ▲재활용·퇴비화 더블링(Doubling) ▲불필요한 플라스틱 제거 등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데요.

한편, WWF는 자체적인 분석 결과 “2030년까지 약 5,000만 톤의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을 방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업은 100여 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단 100곳만 리소스 플라스틱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면 세계 플라스틱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고 WWF는 강조했는데요.

보고서는 2020년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패키징(포장) 시장의 생산량은 1억 3,400만 톤으로 추정되며, 그 중 이니셔티브의 회원기업 9곳의 사용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 간 거래를 제외 시) 약 3.6%라고 분석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재활용 플라스틱↑문제성 플라스틱↓” 📊

그렇다면 리소스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는 2021년 한해 동안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요?

보고서는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9개 기업이 2021년에 판매하거나 폐기한 플라스틱 양, 즉 플라스틱 사용량이 총 720만 톤으로 전년대비 5.3% 증가했다고 설명합니다.

WWF는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제품 판매가 부분적으로 감소하며 플라스틱 생산량이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반등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니셔티브에 신규로 참가한 CVS헬스를 제외한 8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세부사항에서는 일부 진전이 확인됐다고 WWF는 설명합니다.

 

©Transparent 2021 및 2022 보고서, greenium 편집

보고서는 8개 기업의 플라스틱 사용량 변화를 3가지 측면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니셔티브의 플랫폼은 크게 플라스틱 ▲원료 ▲형태 ▲재질 등의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먼저 원료에서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2020년 7.9%에서 2021년 10.2%로 증가했습니다.

형태 측면에서는 재활용이 어려운 문제성 플라스틱(Problematic plastic) 생산량도 일부 감소했습니다. 문제성 플라스틱이란 재활용하기 어려운 작은 플라스틱과 PVC(폴리염화비닐) 및 PS(폴리스티렌) 소재 등을 말합니다. 8개 기업의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량은 2020년 1.4%에서 2021년 1.3%로 감소했습니다.

재질 면에서는 재활용에 용이한 경질 플라스틱, 그중에서도 PET(페트)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 리소스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회원기업 9곳의 순매출·판매단위를 반영한 플라스틱 사용량 변화율. 증가율이 높을수록 매출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고(플라스틱 집약도 높음), 감소율이 높을수록 매출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이 적다(플라스틱 집약도 낮음). ©Transparent 2022, WWF

‘플라스틱 집약도’ 낮춘 6개 기업…순환경제 전환 가능할까

한편, 눈여겨볼 성과는 하나 더 있습니다. 플라스틱 총 사용량은 증가했지만 기업 8곳 중 6곳은 ‘순매출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은 줄어든 것인데요. 이른바 ‘플라스틱 집약도’를 낮춘 것입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순매출(또는 단위당 매출)로 ‘정규화 변화(Normalized change)’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매출이 줄지 않거나 오히려 증대하더라도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수 있는 경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자원 소비도 같이 늘어나는 ‘선형경제’에서, 자원이 순환되며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이 가능한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데요.

 

▲ 제지 위생용품 제조기업 킴벌리클라크(왼)는 해양·토양 생분해 바이오플라스틱 솔루션을 개발한 RWDC 인더스트리(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왼쪽부터 RWDC의 공동창립자인 다니엘 캐러웨이 CEO, RWDC의 시리즈 B 펀딩을 주도한 비커스벤처 파트너스의 피니안 탄 CEO, 롤랜드 위 RWDC 공동창립자 겸 회장. ©RWDC

바이오플라스틱 전환으로 ‘플라스틱 집약도’ 잡은 킴벌리! 🧻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이하 킴벌리)입니다. 하기스, 크리넥스 등 종이 기반 위생용품을 주로 제조하는 글로벌 기업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유한양행과의 합작회사인 유한킴벌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킴벌리는 2020년 10만 6,000톤에서 2021년 8만 6,400톤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18% 이상 감축했습니다. 더 주목할만한 점은 순매출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률은 26%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 2.5%에서 3.1%로 증가 ▲PP(폴리프로필렌) 사용량 16.9%에서 4.0%로 감소 ▲단일 소재 필름 사용 증가 등을 통해 가능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WWF는 킴벌리가 RWDC 인더스트리(RWDC Industries·이하 RWDC)와 맺은 파트너십에 주목했습니다. RWDC는 해양·토양 생분해 바이오플라스틱 솔루션을 개발한 싱가포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입니다.

박테리아 발효로 생성되며 퇴비화가 가능한 PHA(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 소재, 즉 생분해 바이오플라스틱인 ‘솔론(Solon)’을 선보였는데요.

킴벌리는 RWDC 소재를 도입한 덕분에 재사용·재활용·퇴비화가능 포장재를 전 품목의 84%까지 늘릴 수 있었습니다.

 

+ WWF 한국지부 “한국 9개 기업도 전년 대비 플라스틱 5,000여톤 감축!” 👏
한국에서도 플라스틱 문제를 인지하고 플라스틱 감축에 나선 기업들이 있습니다. PACT(Plastic ACTion) 이니셔티브의 2021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년간 플라스틱 감축 성과를 정리한 보고서에 실린 내용인데요.

WWF 한국지부가 발표한 ‘2022 PACT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참여 기업 9곳이 지난 1년간 감축한 플라스틱 사용량은 5,120톤에 달했습니다. 기업들은 제거·대체소재·경량화 등의 노력을 통해 플라스틱 일회용품과 포장재를 감축했는데요. 구체적으로 ▲(페트병) 라벨 7억여 개 ▲일회용 식기 3억여 개 ▲페트병 1,400만여 개 ▲일회용컵 400만여 개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