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는 아프리카 발전을 위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잔 다르크 무자와마리야 르완다 환경부 장관이 한 말입니다.

이날 포럼에선 르완다가 올해 세계순환경제포럼(WCEF)을 주최할 것이란 소식이 발표됐습니다. WCEF는 100여 개국 이상에서 모인 기업가·정책 입안자·순환경제 전문가 등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논의하고, 여러 프로젝트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렇다면 오늘날 아프리카에서는 순환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요? 이에 그리니엄은 한 편의 보고서를 통해 현재 아프리카 내 순환경제 상황을 전하고자 합니다.

 

©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모습_ACEA, 홈페이지 갈무리

아프리카 순환경제 전환을 위한 5개 분야 ♻️

올해 WCEF를 공동으로 주관하는 아프리카 순환경제동맹(ACEA). ACEA는 2016년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고안됐고, 이듬해인 2017년 독일 본에서 열린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3)에서 공식 출범한 정부 주도의 연합체입니다.

출범 초기에는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3개국이 주축이 됐고, 2019년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도 가입하게 됨에 따라 현재 5개국이 활동 중이죠.

ACEA는 아프리카 내 55개국이 순환경제 전환을 촉진한단 목표를 가지고 활동 중입니다. 지난해 ACEA는 세계경제포럼(WEF)과 함께 ‘아프리카 순환경제를 위한 5가지 승부수(Five Big Bets for the Circular Economy in Africa)’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는데요.

ACEA는 보고서를 통해 순환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 과정을 지원하고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5가지의 기회 영역으로 ▲식량 체계, ▲포장, ▲건축 환경, ▲전자제품, ▲의류·섬유 등을 뽑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지 설명한다면.

 

© QAssurance, 홈페이지 갈무리

1️⃣ 식량 체계 Food Systems 🌽

보고서는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 상당수의 식량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식량 체계 곳곳에서 비효율성과 손실 등이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운송 및 보관 과정에서 문제를 겪어 폐기된 수확물, 즉 수확 직후 폐기물이 큰 문제임을 지적하죠.

또 2050년까지 대륙 내 전체 인구수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에 보고서는 ▲기후스마트농업(CSA), ▲공유모델을 활용한 저온물류시스템(콜드체인) 활성화,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등이 식량 체계 손실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특히, 보고서는 수경재배와 양식업을 연결한 아쿠아포닉스(Aquaponics)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하죠, 보고서는 아쿠아포닉스가 토지와 물을 적게 사용하면서 수경재배 및 어업생산이 동시에 가능한 방식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수경재배의 경우 평방피트당 수확량이 기존 방식의 20배고, 탄소배출량도 적어 기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언급됐죠. 물론 기술 이전 과정에서 현지 상황에 맞게 조정이 필요하단 점도 들어간 것.

 

2️⃣ 포장 Package 🥤

보고서는 아프리카 내 포장 수요가 급격히 성장 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농산물 가공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소모품 포장도 덩달아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폐기물이 쏟아지는 속도 대비 소각·매립 속도는 물론 재활용 처리 시설 설치 또한 느리다며, 이로 인해 농업이나 관광 등 다른 산업이 피해를 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합니다.

이에 보고서는 플라스틱 등 포장재 폐기물을 줄이는 정책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 및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데요. 구체적으로 ▲폐쇄형 처리 방식의 플라스틱(PET) 수거 체계 개선, ▲보조금 지급 및 세제 혜택 등을 통한 재활용 시설 투자 장려, ▲디자인 혁신 등을 통한 플라스틱 포장 재사용 창출 등을 제시했습니다.

보고서는 다국적기업 유니레버가 케냐 나이로비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는데요. 당시 재활용 처리 시설이 건립된 덕에 70개의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고, 1,700여 명의 쓰레기 수집가에게 새로운 기회를 줬다고 이야기했죠. 또한, 2018년 남아공에선 플라스틱 폐기물 산업이 7,800여명에게 안정적인 고용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는데요. ACEA는 보고서를 통해 그간 페트병 등이 재활용을 위해 다른 나라에 보내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문제를 언급하며, 각국에 처리 시설이 건립돼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 이집트 수도 카이로 전경_Sherif Moharram, 인스타그램 갈무리

3️⃣ 건축 환경 Bulit Environment 🏗️

더불어 보고서는 아프리카 내 급속한 도시화로 2050년 도시 거주 인구수가 현재보다 3배가량 증가해 약 13억 4,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이에 따라 시멘트, 철, 철강 등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건축 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한 르완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건축 자재를 수입하는 경우가 더 많단 점도 언급했는데요. 향후 나올 건축폐기물 및 탄소배출량 등을 고려해 순환경제 개념이 적용된 건축법이 대륙 전반에 퍼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구체적으로 ▲지속가능한 건축 설계,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 ▲친환경 건축물 증대를 위한 조성 추진, ▲재생방식을 활용한 생활쓰레기 및 폐수 관리 등이 언급됐는데요.

가령 보고서는 친환경 건축자재의 일환으로 구조용 집성판(CLT)과 같은 목재를 활용해야 한다고 기술했습니다. CLT의 경우 콘크리트와 강철을 대체할 만큼 강도가 높고, 탄소배출량도 절감할 수 있는데요. 보고서는 아프리카의 풍부한 삼림자원을 활용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통한 기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기술했죠.

 

© (왼) 2019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전자폐기물 인포그래픽화, 색깔이 진할수록 많은 양이 발생한 국가다 (오) 전자폐기물 매립지에서 쓸만한 부품만 골라가는 수집가의 모습

4️⃣ 전자제품 Electronics 📱

보고서는 아프리카 내 전자폐기물 급증 문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해외에서 전자폐기물을 아프리카로 불법 수출하는 일도 여전하나, 최근 급속한 현대화로 인해 아프리카 내 전자폐기물 배출량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에 보고서는 ▲해외 전자폐기물 수입 제한,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 도입, ▲재활용 및 수거시설 구축 등을 통해 전자폐기물 발생량을 감소하고 순환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전자폐기물에서 금·구리·철 등 귀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단 내용도 담겼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내 전자폐기물의 가치는 약 32억 달러(한화 약 3조 6,0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보고서는 이어 르완다에 설치된 재활용 시설에서는 전자폐기물을 수거해온 모든 이에게 폐기물 13~15kg 당 약 100달러가 지불되는 것을 예로 들며, 인근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및 폐기물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5️⃣ 의류·섬유 Fashion and textiles 👚

마지막으로 ACEA는 보고서를 통해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의 영향으로 아프리카 내 중고 의류 및 의류폐기물이 너무 많이 수입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는데요. 상당수 국가가 제대로 된 재활용 및 수집시설이 없어, 결국 상당수가 매립돼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류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재판매하는 산업 개발, ▲지속가능한 섬유 재배로의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의류폐기물을 다시 원료로써 재활용할 수 있는 산업을 구축하면,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보고서는 또 물소비량 및 화학비료 사용량이 높은 기존 면화 대신 유기농 면 재배 등으로 전환토록 정부 및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왼)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의 전경 (오) 라고스 내 위치한 데이터 교육 센터 모습

이밖에도 보고서는 아프리카 내 순환경제 촉진을 위해선 데이터 수집 및 공개, 녹색 투자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는데요. 바바라 크리시 AECA 공동의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여러 기후 행동 의무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등을 달성하기 위해 순환경제를 활용할 수 있다”며 “이는 빈곤, 열악한 인프라, 실업과 같은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EU는 아프리카의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는데요. 이번 보고서에 나온 5개 영역에 맞춰 지원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ACEA를 비롯한 아프리카 각국이 ‘환영한다’는 입장인데요.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가 순환경제를 통해 그릴 미래상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