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선도하는 제15회 폐기물·자원순환산업전(RETECH)이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사흘간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습니다.

금번 전시에는 인공지능(AI) 로봇 선별기, 광학선별기, 폐페트병 분쇄기 같은 기술을 비롯해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사회 실현을 위한 솔루션과 플랫폼 등이 소개됐습니다.

RETECH 조직위원회는 개막식에서 “이번 전시회는 폐기물 처리·재활용 실물장비에 AI, 정보통신기술(IoT)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혁신적인 제품 전시뿐 아니라, 순환경제에 필수적인 플랫폼 서비스와 업사이클 제품을 소개해 참관객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는데요.

조직위는 금번 전시에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프랑스, 중국 등 13개국 기업들이 다수 참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은 어디였을까요?

 

© 에이트테크는 RETECH 2022에서 AI 자원순환 로봇 ‘에이트론’을 선보였다_greenium

에이트테크, AI 선별로봇으로 돌아가는 무인 재활용 사업장 건립 추진 ♻️

올해 전시에는 로봇자동선별 컨테이너시스템, 선별로봇, 자동압축수거함 등 폐기물 처리 관련 제품들이 대거 소개됐습니다. 그중에서도 전시장 안쪽에 있는 자원순환 선별로봇 에이트론(ATRON)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에이트론은 국내 최초 자원순환 AI 선별로봇입니다. 스타트업 에이트테크(AETECH)가 만든 로봇인데요. 이 로봇에 탑재된 AI는 4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해 페트병, 알루미늄, 캔, 유리병을 색상과 재질에 따라 12개 종류로 선별하고 재활용합니다. 즉, 재활용 선별 작업을 로봇이 담당하는 것인데요.

에이트테크가 AI 선별로봇 에이트론을 개발한 이유는 재활용 작업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입니다. 재활용 업체는 인력난 심화, 인건비 증가 등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생활폐기물이 급증해 작업장 내 부담이 가중된 상황입니다.

 

© AI 자원순환 로봇 에이트론이 폐기물 선별을 시연하고 있다_greenium

아울러 로봇을 도입하면 ▲재활용 선별 속도가 267% 증가, ▲선별비용 80% 절감, ▲작업면적 75% 감소 등의 효과를 낸다고 회사 측은 설명합니다.

브라이언 박 에이트테크 대표는 그리니엄과의 인터뷰에서 기술 구현보다는 재활용 사업장과의 협조가 어려웠다고 회상했습니다. 박 대표는 “데이터 수집을 위해 재활용 사업장에 협조 요청을 했으나, 처음에는 거부 반응이 많았다”며 “그런 분들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요즘에는 ESG경영이나 순환경제 같은 트렌드가 생겨나며 (폐기물을 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재활용 작업장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더 많은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현재 에이트론은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현대자원 재활용 사업장에서 사용 중인데요. 나아가 에이트테크는 로봇으로만 돌아가는 무인 재활용 사업장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박 대표는 그리니엄과의 인터뷰에서 “인천광역시와 협의해 국내 최초 로봇으로만 돌아가는 무인 재활용 사업장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완료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 폐자원 재활용기업으로 알려진 에이치알엠은 올해 순환자원 데이터 플랫폼 ‘에코야(ECOYA)’를 출범했다_greenium

폐기물 거래 비용 아닌 수익될 수 있어! 스마트 물류 혁신 내세운 HRM 📦

폐기물을 보다 투명하게 추적 관리하는 플랫폼 또한 관람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2016년에 설립된 폐자원 재활용기업 에이치알엠(HRM)에서 만든 에코야(ECOYA)의 이야기인데요.

에코야는 폐기물 배출 기업, 수집 운반·처리를 담당하는 중간처리사업자, 가공 원료를 바탕으로 재생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위한 순환자원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폐자원 처리 현황을 가시화된 그래프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앱을 통해 연결된 업체에게 폐기물 수거 요청을 할 수 있을뿐더러, 처리 업체는 전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 후 앱에 전송합니다.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장별 폐기물 발생량 및 폐자원별 재활용량 등이 수치화되는 것인데요.

가령 특정일에 배출된 폐기물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2)가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수치를 각각 한국환경공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에 맞춰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감축량 또한 확인할 수 있는데요.

HRM은 해당 플랫폼을 사용해 고객사에게 환경영향평가 보고서 등을 만들어 제공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에코야(ECOYA)’에서는 사업장 내 폐기물 발생량 및 온실가스 발생량과 감축량 등의 데이터를 시각화해 받을 수 있다. 사진은 사업장 내 온실가스 감축량을 기관별 기준에 맞춰 제공한 것이다_greenium

HRM은 폐기물 거래가 비용이 아닌 수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폐기물 거래가 수익이 되기 위해선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핵심이라고 HRM 관계자는 밝혔는데요.

HRM 관계자는 그리니엄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주먹구구식으로 폐기물이 처리됐다면, (HRM은) 앱을 통해 폐기물 처리 과정을 디지털 전환해 데이터를 실시간 제공한다”고 이야기했는데요.

관계자는 이어 “환경부는 2024년 10월부터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GPS(위치정보시스템), 영상정보, 계량정보 등 세 가지를 공시*하라고 발표했다. 그 부분에서 (에코야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HRM은 지난 5월 포스코기술투자, 하나금융투자 등으로부터 180억 원 규모의 시리즈A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요. 6월에는 IBK기업은행이 설립한 ‘IBK스톤브릿지 뉴딜ESG유니콘 사모펀드(PEF)’로부터 70억 원을 투자받는데 성공했습니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사업장폐기물 수집·운반자는 GPS 등으로부터 확인한 차량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재활용 또는 처분하는 자는 계량시설에서 측정한 계량값에 더해 인근 영상정보처리기로부터 확보한 영상정보도 입력해야 한다. 건설폐기물은 2022년 10월 1일부터 시작되며, 지정폐기물은 2023년 10월 1일, 그밖에 사업장폐기물은 2024년 10월 1일부터다.

 

© 플라스틱 사출성형 기술을 제공하는 주신글로벌테크는 페트병을 바로 파쇄하는 분쇄형 자판기(중간)와 병뚜껑 연결고리만 제거하는 장비(오)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_greenium

자원순환 확대위해선 투명페트병 뚜껑 분리배출 필수! 🥤

전시장 곳곳에는 페트병 전용 수거 자판기를 내세운 부스가 많았습니다. 2018년 문을 연 주신글로벌테크 또한 페트병 수거 자판기를 선보였는데요. 전시장에는 투명페트병을 분쇄하는 자판기와 병뚜껑 연결고리를 분리하는 장치가 각각 소개됐습니다.

자판기는 투명페트병을 분쇄해 플라스틱 재활용의 원료가 되는 플레이크(flake)를 만듭니다. 바로 옆에 있는 장치는 병뚜껑 고리를 쉽게 분리·제거해 주는 장치입니다.

페트병(PET), 병뚜껑(PP, PE), 병뚜껑 고리(HDPE)는 모두 소재가 다릅니다. 일단 환경부는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시 뚜껑을 닫아 배출할 것을 권고합니다. 내부 이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서인데요. 투명페트병은 파쇄 후 세척 과정에서 분리됩니다. 페트(PET)는 가라앉지만 뚜껑(PP, PE) 소재는 물에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 주신글로벌테크가 개발한 병뚜껑 연결고리 제거 장치. 페트병 입구를 장치 구멍에 넣으면 연결고리만 제거된다_greenium

허나, 주신글로벌테크는 이 공정을 줄여야 한다고 피력합니다. 회사 측은 “투명페트병의 뚜껑을 닫아 버리면 재활용 처리장에서 한꺼번에 분쇄된다”며 “세척 공정만 6~7번을 거친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세척은 양잿물(수산화나트륨)로 진행된다. 친환경이라 말하지만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장길남 주신글로벌테크 대표는 투명페트병 배출 단계에서 병뚜껑을 분리하면 재활용 단계 및 공정을 줄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장 대표는 그리니엄과의 인터뷰에서 “배출 과정에서 병뚜껑과 병뚜껑 고리를 분리하면 재활용 단계를 줄일 수 있다”며 “플레이크 비용 또한 낮아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기존 시스템에서 나온 플레이크 단가는 kg당 1,100~1,200원 정도인데요. 병뚜껑과 병뚜껑 고리를 분리하는 것만으로도 플레이크 단가가 kg당 300원까지 낮아진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파쇄에 따른 수거비용 절감 및 세척 횟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현재 자판기는 강원도와 제주도 전역에 20대가 설치돼 있고, 매월 약 30톤 가량의 플레이크가 수거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는데요.

이어 지방자치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플레이크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시장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