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에 의하면 쥐, 개구리, 고양이, 토끼 등 연간 1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의학교육·화학 약품 및 화장품 실험 등을 위해 희생됩니다. 그것도 미국에서만 말이죠. 이 동물들은 죽임만 당하는 것이 아닌데요. 실험을 위해 실험 도구에 몇 시간 동안 고정된 것은 물론 두개골에 구멍이 뚫리기도 하고, 피부가 불에 타기도 합니다. 이런 잔인한 동물 실험을 멈추기 위해 신기술이 나왔다는데요. 오늘은 동물 실험에 대해서 대중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과 대체 기술을 알아봅니다.

 

동물 실험이 꼭 필요하다는 당신! 이 사실을 아시나요 🤔

미국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동물 실험을 허용한 집단은 의학 발전을 위해 동물 실험이 꼭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허나, 최근 동물 실험의 신뢰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죠. 미국심장학회에서 창간하는 ‘JACC Asia’ 저널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동물 실험으로 인한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동물에게는 유해하지 않은 성분이 인간에게 유해할 수 있으니까요.

 

© (왼) 2004년 퇴출된 로페콕시브가 들어간 VIOXX (오) 동물 실험 모습

실제로 로페콕시브(Rofecoxib)란 진통제는 시판 전 동물 실험 및 임상 시험을 거쳐, 1995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판매됐는데요. 골관절염, 편두통, 월경통 등에 널리 사용돼 시판 후 5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8,000만 명이 복용하는 대중적인 신약이 됐습니다. 그러나 2004년 로페콕시브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심혈관질환 및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단 사실이 밝혀지며 퇴출됐는데요. FDA에 의하면 로페콕시브를 복용한 8만 8,000여명이 심장마비를 겪었고, 이중 3만 8,000여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유익한 약물이 동물 실험을 통과하지 못해서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페니실린이나 아스피린은 각각 기니피그와 붉은털 원숭이 배아에게 치명적이죠. 동물 실험이 ‘절대적’이라면 두 약물 모두 인간에게 절대 사용하면 안 되겠죠.

더욱 구체적인 예도 있습니다. 간시클로비르(Ganciclovir)란 항바이러스제는 임상 시험에서 기존 약물보다 더 많은 수를 치료했으나, FDA는 동물 실험이 부족하단 이유로 허가를 거부했는데요. 이 때문에 많은 환자가 약의 이익을 더 일찍 누리지 못했습니다.

 

© 단편 영화 ‘랄프를 구해줘(Save Ralph)’, 유튜브 갈무리

고통스러운 동물실험, 대체할 순 없을까?🤔

그리니엄이 과거에 다루었던 랄프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단편 영화 ‘랄프를 구해줘’에 등장하는 랄프는 대대로 이어오는 동물실험의 피해자입니다. 그의 가족들은 전부 동물실험 과정에서 죽었고 그 역시 이미 한쪽 귀와 눈이 망가진 상태에서도 계속 착취당하며 고통을 느끼죠.

 

👉 멕시코의 동물실험 금지법을 통과시킨 랄프의 이야기 보러가기

 

이 영화를 보면 그 무엇보다 동물 윤리를 위해서 동물 실험을 중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이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고안되고 있는데요. 그 기술들을 설명하자면.

 

© Epiderm, 홈페이지 갈무리

1️⃣ 기증받은 인체 조직, 인공 피부로 진행하는 실험!🧑‍🔬

한마디로 체외테스트라고 하는 이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생체 조직 검사나 성형수술과 같은 수술에서 동물이나 인간의 피부를 받아서 시험관 내에서 세포 배양을 시키는 것. 이렇게 세포 배양된 피부를 가지고 실험을 진행합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 방법을 통해 전체 장기를 만들려는 시도 중입니다. 3D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하면 살아있는 세포가 잉크처럼 층층이 쌓아올려 각막, 피부, 혈관 등 인공장기를 만들 수 있다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장기들은 특정 성분이 장기적으로 해당 장기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알 수 있단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인공 피부를 활용하는 것인데요. 우리에게는 화장품 회사로 잘 알려진 로레알(L’Oréal)의 에피스킨(EpiSkin), 맷텍(Mat Tek)의 에피덤(EpiDerm) 등이 현재 활용되고 있는 인공 피부입니다.

 

2️⃣ 알파고 저리가라! AI를 이용한 컴퓨터 시물레이션 🖥️

데이터 마이닝(DataMining)이라는 말을 알고 계시나요? 데이터 마이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값’이란 의미의 데이터(Data)와 채굴한단 뜻의 영단어 Mining을 합친 말로, 대규모로 저장된 데이터 안에서 규칙이나 패턴을 찾아내서 유의미한 결과 값을 도출해 내는 것을 말합니다. 즉, 무수한 데이터를 컴퓨터에 놓고 시뮬레이션을 돌려 유의미한 값을 추출하는 것인데요. 최근 데이터 마이닝도 기존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 Matthew Clark and Thomas Steiger-Hartmann, Regulatory Toxicology and Pharmacology

2018년 라사르(RASARs)란 인공지능(AI)은 이미 실험을 마친 1만여가지의 화학물질을 새로 분석해 물질 안전성에 대한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이때 라사르는 동물 실험의 정확도 81%보다 6%P 높은 87%의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같은해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원들은 새로 개발한 심장질환 약물에서 동물 실험을 능가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는데요. 마찬가지로 정확도가 동물 실험 89%보다 높은 96%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3️⃣ 고통이 미미한 개체를 사용하기! 🐛

동물 실험 윤리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개체가 느끼는 고통입니다. 실험 대상이 느끼는 고통이 클수록 윤리적인 논쟁에서 벗어날 수 없죠. 그렇다면 실험 대상이 고통을 전혀 못 느끼거나, 미미한 수준이라면 어떨까요.

다니오레리오(Danio Rerio). 일반적으로 얼룩말 물고기라 불리는데요. 이 물고기는 수십년 동안 실험 대상으로 선택돼 왔습니다. 다니오레리오가 포유류와 유전적·해부학적·생리학적으로 매우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다니오레리오는 하등척추동물로 고통을 매우 적게 느낄 뿐만 아니라 작은 크기, 높은 번식력으로 실험 대상으로 주목받아 왔죠.

© University of Leeds 제공

척추가 아예 없는 초파리나 꼬마선충 역시 실험 대상으로 자주 쓰이는 개체 중 하나입니다. 이들 역시 작은 크기와 높은 번식력으로 실험에 적합할 뿐더러, 인간의 유전자와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어 실험 대상으로 선택받아 왔죠. 그러면서도 고통을 느끼는 척추가 발달되지 않아 윤리적인 논쟁에서도 다소 자유롭습니다.

 

© Amelia Rankine

현대 의학의 발전은 수많은 동물의 희생 덕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의학 윤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동물 실험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혁신적인 동물 실험 대체 방법이 나와 죄 없는 동물들이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