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다음달 전자기기에 ‘단일 충전기’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을 만들고 있는데요. 이 법이 시행되면 애플, 삼성, 노키아 등에서 생산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디지털카메라 등 모든 전자기기는 똑같은 충전기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현재 법안 초안을 작성하고 있는데요. 기업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왜 단일 충전기 도입을 추진 중인 걸까요?

 

충전기를 먼저 말하고 가야 하는 것 🔋

외부전원공급장치(EPS)와 USB 케이블로 구성된 충전기. 2009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충전기가 개발됐는데요. 한떄 충전기 종류가 무려 30개에 달했다고. 충전기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소비자들도 헷갈렸는데요. 이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 덕에 오늘날 크게 2개까지 줄였다고.

  • USB-C 포트 📱: 2010년대 등장했는데요. 최대 100W의 전력 전달이 가능해 충전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10Gbps라고. 양방향으로 설계돼 어느 방향으로 꽂아도 충전이 되는데요. 거의 모든 것을 지원하는 포트이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 선호하는 타입이라고 합니다.
  • 라이트닝 포트 📱: 애플만 활용 중인 기술인데요. 2012년 아이폰5 출시 때부터 사용 중이라고. 애플 측은 자원소비량이 적고, 무게가 가벼워서 라이트닝 포트를 사용 중인데요. 애플은 100W 이상의 전력 전달을 원하기에 USB-C를 원하지 않는다고. 물론 얼마전부터 아이패드나 맥북 등 일부 애플 제품에도 USB-C가 포함됐다고 해요.

 

© Lucian Alexe, UNSPLASH

그래서 왜 단일 충전기를 도입하려고 하는 거야? 🤔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전자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예요. 이 법이 통과되면 EU 27개 회원국은 몇 년 이내 자국법에 지침을 반영해야 하고, 업계 마찬가지로 지침을 반영해 제품을 생산해야 하죠. 해당 법안을 환영하는 이는 소비자와 EU인데요.

  • 소비자 😊: 새로운 전자기기를 구매하면 서로 호환되지 않는 충전기 때문에 매번 새로 사야했는데요. 만약 애플이나 삼성 모두 똑같은 충전기를 사용하면, 기존에 소유하던 충전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지요. 실제로 EU 집행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스마트폰 충전기와 관련해 불편이 심하다고 응답했는데요. 특히, 노인과 장애인이 불편함을 호소했다고.
  • EU 🇪🇺: 유럽에서만 휴대폰 충전기로 연간 1만 1,000~1만 3,000 톤 폐기물이 발생하는데요. 이와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6~9백만톤 tCO2라고. EU는 단일 충전기 도입으로 전자 폐기물이 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죠. 폐기물 감소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는 덤.

 

© Andy Wang, UNSPLASH

그러나 기업들은 반발하고 있는데요 😭

특히, 애플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요. 2019년 EU 집행위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유럽 내 스마트폰 중 애플의 라이트닝 비중은 21%에 불과하다고. 유럽 내 스마트폰 충전기 중 상당량은 구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마이크로 USB’는 50%, 나머지 29%는 ‘USB-C’타입을 사용하고 있죠. 최근에는 USB-C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라, 애플의 라이트닝 포트로 통일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것이죠.

  • 애플 왈 📱: “모든 스마트폰에 내장된 포트 유형을 규제로 강요하는 것은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 이는 유럽 소비자와 경제 모두에 해를 끼칠 것이야!”
  • 삼성·노키아 등 왈 📱: “우리 제품에 내장된 포트는 USB-C 타입이라 크게 상관 없긴 한데, 굳이 법안까지 만들어야 하는 거야?”

 

+ 아예 애플이 ‘무선 충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요 🔋
몇몇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번 기회를 빌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들어간 라이트닝 포트 자체를 없애버리고, 완전 무선 충전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물론 무선 충전기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로 충전 효율성이 60%에 불과한데요. 그래도 무선 충전으로 바꾸는 것이 업체에선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단일 충전기 도입 의무화가 처음이 아니란 사실 🇪🇺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당시 삼성전자, 노키아, 화웨이, 애플 등 주요 업체들은 충전기 방식을 통일하는 것을 골자로 한 양해 각서에 자발적으로 서명했어요. 다만, 이때 애플은 어댑터를 제공하면 계속 자사 충전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의 빈틈을 이용해 실질적인 효과는 발휘하지 못했죠. 지난해 1월 30일, 유럽의회에서 단일 충전기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찬성 584표, 반대 40표로 통과되며 다시 법안이 추진되는 상황이라고.

 

+ 충전기 하나 가지고 너무 호들갑 아니야? 🤔
여러 충전 방식으로 인해 소비자가 겪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 또 EU 내 폐전기전자제품(WEEE) 중 충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에 약 0.3%인데요. 전자 폐기물이 점점 급증하는 추세이기도 하고, 이로 인한 환경 및 건강 문제를 고려해서 진지하게 논의하는 상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