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기후적응 기반시설(인프라) 사업을 포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가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22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지침서(가이드라인)’를 개정하고, 이튿날인 23일 환경부 누리집에 해당 지침서를 공개했습니다.

산업·금융계의 택소노미 활용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 시행한 K-택소노미 시범사업 결과를 반영·보완해 지침서를 개정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기후적응 등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친환경 경제활동’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한 것인데요.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졌고, K-택소노미 시행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단 것인지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 지난해 12월 23일 공개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 개정판의 모습(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7월 14일 서울시 중구 소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녹색분류체계 확산을 위한 실천 협약식’에 참석(오)해 “녹색분류체계가 2050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도록 금융권과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환경부

녹색부문·전환부문으로 구성된 K-택소노미, 3가지 원칙 준수해야 해! ⚖️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을 정의하고, 친환경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산업을 분류하는 체계입니다. 2020년 6월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EU 택소노미’를 발표했고, 이듬해 12월 우리나라도 국내 특성을 반영한 K-택소노미를 발표했습니다.

K-택소노미가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고,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을 방지할 수 있다고 환경부는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K-택소노미가 크게 3가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환경부는 강조했는데요. 3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환경목표 기여 🦜: ▲온실가스 감축 ▲기후적응 ▲물의 지속가능한 보전 ▲순환경제 전환 ▲오염 방지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 6대 환경목표 중 하나 이상에 기여해야 함.
  • 심각한 환경피해 없을 것 🌲: 환경목표 달성 과정에서 다른 환경목표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함.
  • 최소한의 보호장치 준수 🦺: 인권, 노동, 안전, 반부패, 문화재 파괴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하지 않도록 해야 함.

K-택소노미는 크게 ‘녹색부문’‘전환부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녹색부문은 탄소중립 및 환경개선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입니다. 전환부문은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간과정으로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경제활동을 뜻합니다.

 

▲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의 녹색부문 및 전환부문별 주요 경제활동. ©greenium

원전, 2030 NDC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 기여 위해 한시적 포함돼 ☢️

이번 개정으로 원전도 K-택소노미에 포함됐습니다. 크게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실증 ▲원전 신규건설 ▲원전 계속 운전 등입니다.

지침서에는 “원전이 기후변화 및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전력원”이라며 “재생에너지와의 조화로운 활용을 통해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및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어 한시적으로 포함했다”고 명시됐습니다.

 

1️⃣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실증 🧪

‘온실가스 감축 및 안전성·환경성 향상을 위한’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실증은 녹색부문, 원전 신규건설과 계속 운전은 전환부문에 신설됐습니다.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실증 대상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거나 안전성 및 환경성 향상 활동으로 한정됐습니다. 여기에는 소형모듈원전(SMR), 사고저항성핵연료(ATF), 방사성폐기물관리, 핵융합 등 9개가 포함됐는데요.

다만, 환경개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된 동위원소 생산전용로 및 우주용 (초)소형원자로는 K-택소노미에서 제외됐다고 환경부는 밝혔습니다.

 

▲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각) 미 에너지부(DOE)는 로런스리버모어연구소(LLNL)의레이저 핵융합 연구장치인 국립점화시설(NIF)에서 진행된 핵융합 반응 실험에서 “에너지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LLNL의 과학자들이 핵융합 연구장치 시설 외부를 점검하는 모습. ©LLNL

2️⃣ 원전 신규건설 및 계속 운전 ⚡

원전 신규건설은 2045년까지 건설 허가를 받은 설비를 대상으로 합니다. 또 원전 신규건설 시에는 최고기술기준 및 사고저항성핵연료가 적용돼야 합니다.

원전 계속 운전 허가도 마찬가지로 2045년까지로 기간이 명시됐습니다. 원전 계속 운전 시에는 2031년 1월 1일부터 사고저항성핵연료를 적용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원전 신규건설과 계속 운전 모두 K-택소노미 내 전환부문 활동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조속한 확보와 계획 실행을 담보할 수 있는 법률이 제정돼야 합니다.

이는 9월 발표된 K-택소노미 초안에 ‘조속한’이란 문구가 추가된 것인데요. 환경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조기 확보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관련 문구를 인정조건에 추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시점이 언급되지 않았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등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인데요.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년 주요 업무계획을 보면, 정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합니다.

 

▲ 미국 알래스카주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 배로(Barrow)에 설치된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대기 관측소 모습. ©NOAA

이밖에도 기존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만 포함됐던 연구·개발·실증 및 혁신 품목 관련 경제활동이 6대 환경목표 전반에 적용 가능하도록 ‘공통 분야’가 신설됐습니다. 또 재난 방지 및 기후 예측시설 등 기후적응에 기여하는 활동도 K-택소노미에 추가됐습니다.

아울러 K-택소노미 내 포함된 경제활동에 대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대출, 투자, 구매, 리스, 할부 등)를 제공하는 활동도 녹색경제활동임을 총론에 명시됐습니다. 이는 K-택소노미 적용 과정 및 해석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환경부는 밝혔습니다.

 

▲ 우리나라 최초 상용 해상풍력단지인 제주도 ‘탐라해상풍력단지’ 전경. ©한국남동발전

수소·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투자 기대…“기후테크 시장 성장 전망돼” 💰

택소노미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기업과 금융기관은 이를 기초로 녹색경제활동을 정의하고, 투자와 관련된 의사결정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녹색펀드와 녹색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여러 녹색금융 활동에 더 많은 자금이 몰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수소·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K-택소노미에 따라 녹색 산업으로 분류된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을 수 있단 예상도 나옵니다.

환경부는 앞으로 K-택소노미를 3년 주기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환경부는 K-택소노미 금융·산업계 현장 조기 안착을 위한 시범사업에서 6,400억 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추진된 시범사업에서 6개 은행과 기업이 재생에너지 생산 및 무공해차량 기반 시설 구축 등의 사업에 녹색채권을 발행한 것인데요.

환경부는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전액 친환경 사업에 쓰인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 3,340억 원, 무공해차량 도입 및 기반시설 구축 1,470억 원 등 온실가스 감축 분야에 5,862억 원(91.6%)이 배분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