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기후문제 및 자원부족을 타개하기 위해선 순환경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제언했습니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통상자원부, 삼일회계법인(삼일PwC)와 공동으로 개최한 ‘제11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에서 나온 말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날 포럼에서 국내외 순환경제 동향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시사점을 논의했는데요. 참석자들은 순환경제가 자원 고갈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란 점에 공감했습니다.

 

▲ 2021년 7월 EU 의회는 2025년까지 모든 플라스틱병에 재활용 플라스틱 함유량이 최소 25% 이상 포함되도록 했다. 당시 펩시는 유럽의회 결정을 환영하며, 자사 음료포장에 재활용 플라스틱 함량을 3배 이상 증가시킬 계획을 밝혔다. ©Pepsci, 트위터

“순환경제는 탄소중립 달성 위한 현실적인 해결방안” ♻️

“기후위기와 자원고갈 문제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핵심 문제”며 “현재 우리 기업들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운 과제다.”

김고운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포럼에서 남긴 말입니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순환경제 국내외 동향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는데요.

김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순환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순환경제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현실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순환경제가 제품의 생산·소비·폐기 등 전 과정을 다루는 만큼, 설계(디자인)에서부터 탄소배출량 및 재사용·재활용 등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는 이어 “폐플라스틱, 폐배터리 등과 관련한 재활용 산업이 향후 엄청난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 기업들에게는 탄소배출 감축과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제11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서 김고운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순환경제 국내외 동향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튜브 캡처

특히, 재생원료 사용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의 필요성도 언급됐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원료 사용을 선언하는 등 최근 순환경제 산업의 표준도 바뀌고 있다”며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실제로 유럽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용기가 일정 부분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납품을 거부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7월 유럽연합(EU) 의회가 2025년까지 모든 플라스틱병에 재활용 플라스틱이 최소 25% 이상 포함되도록 했기 때문인데요.

같은해 8월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L’Oréal)은 2030년까지 제품 포장을 위한 플라스틱에 100% 재생원료(재활용·바이오소재)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코카콜라 또한 2030년까지 용기의 50% 이상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활용할 예정인데요. 펩시, 에비앙, 록시땅(L’OCCITANE) 등 기업 상당수가 폐플라스틱으로 음료병이나 용기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생원료 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이 때문에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 고품질 재생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인프라)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김 연구위원은 역설했습니다.

 

▲ 9월 14일(현지시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연두교서를 발표하고 있다. ©EU Parliament

기후리스크 등 원자재 수급 안정성 저하돼…공급망 관리 대응 필수 📦

“신(新)냉전시대 시작, 세계 경제 변화, 기후변화 리스크 등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질서가 재편됨에 따라 원자재 수급 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

‘ESG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급망 관리 방안’을 발제한 이보화 삼일 PwC이사가 포럼에서 남긴 말입니다.

이 이사는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망 실사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공급망 실사 관리가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서 의무 법제화로 강화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EU의 경우 올해 2월 ‘공급망 실사 지침 초안’이 발표됐는데요. 공급망 안에서의 환경 훼손 및 인권 침해 등을 진단하고 실사하는 내용이며, 지침이 정한 의무를 위반한 기업은 벌금 부과 등 제재를 받습니다.

EU 회원국 내에서 기준 금액 이상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는 한국 대기업은 지침 발표 2년 뒤, 섬유·농업·광물 등 고위험으로 분류된 산업 내 중견기업은 4년 뒤부터 적용받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EU 의회 및 이사회 동의를 거쳐 2024년 법안 시행을 목표로 입법을 추진 중인 상황.

 

▲ 올해 2월 EU는 공급망상 인권 및 환경 보호 강화를 목표로 한 ‘공급망 실사 지침 초안’을 공개했다. 해당 지침은 2024년 시행을 목표로 입법 추진 중이다. ©EQS Group

이 이사는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기업의 ESG 전략 방향성과 연계해 공급망 리스크를 측정하고, 선제적으로 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이사는 공급망 관리를 위해 ▲공급망 정책 수립 ▲공급망 평가 및 실사 ▲공급망 지표 관리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가 등 4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이사는 “정책 수립이 첫 단추다. 선진사들은 협력사의 지속가능성 관리를 위해 공급망에 따른 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는 이어 “우리 기업들은 (ESG경영 및 공급망과 관련해) 이미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를 컨트롤 할 전담부서가 없거나 정책이 없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이사는 공급망 관리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를 검토하는 과정조차, 회사가 실질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을 찾아나갈 수 있는 기초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이 이사는 설명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제11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에서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 순환경제 전환 “탄소중립과 기업 성장 모두 달성할 현실적 방안” 📈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대기업들이 스코프3(Scope3) 대응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란 조언이 나왔습니다. 스코프3는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 제품 사용 및 폐기 과정 등 기업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 내에서 발생되는 배출량인데요.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탄소감축도 스코프3를 함께 공시하는 추세”라며 “대기업도 스코프3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조 교수는 이어 “측정 및 감축 방법, 정부가 어떻게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인지 이슈가 많다”며 관련한 정책 및 논의가 빠르게 이뤄질 필요성을 주문했습니다.

조 교수는 또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EU의 실사 지침이 앞으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자유토론에서는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서 민관이 ‘원팀(One Team)’으로 긴밀히 협력할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기업의 과감한 기술개발 및 투자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모두 필요한 바, 민관이 긴밀한 소통과 협업을 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우 부회장은 이어 “순환경제는 제품 개발과 설계(디자인) 단계부터 국가 전반의 탄소감축을 앞당길 수 있고 원자재 확보 및 폐기물 처리로 인해 수익을 낼 수 있어 탄소중립과 기업 성장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최우석 산자부 산업정책관은 “탄소중립 달성과 원료의 안정적 수급 측면에서 순환경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도 기업들이 순환경제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세금·금융 지원 등 여러 노력을 해나가겠다고”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