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매년 기후변화 감축 및 적응과 관련해 성과나 리더십을 발휘한 이들을 선정해 상을 수여하는데요. 2011년부터 이어온 ‘유엔 글로벌 기후행동상(UN Global Climate Action Awards)’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올해 시상식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 과학 센터 본관에서 진행되는데요. 지난 10일(현지시각)부터 11일, 이틀간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시상식은 COP26 공식 유튜브 계정 및 UNFCCC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됐죠.

 

유엔 글로벌 기후행동상이 뭐야? 🏆

패트리샤 에스피노사 UNFCCC 사무총장은 “기후 행동의 실용적인 예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번 상은 기후행동을 비추는 빛 이상이며, 더 나은 미래로 인도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유엔 글로벌 기후행동상은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성과를 내놓은 개인·단체·기업·도시 등 모두 수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단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요. 수상자는 UNFCCC 국제자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해는 크게 기후 지도자(Climate Leaders), 기후중립(Climate Neutral Now), 기후 친화적 투자(Climate Friendly Investment) 부문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내놓은 11개 프로젝트가 수상했습니다.

 

© 2021년 유엔 글로벌 기후지도자상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_Kira Worth, UNFCCC

유엔 기후 지도자상을 수상한 3곳은 어디? 🏛️

기후 지도자(Climate Leaders)상은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기후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한 모든 국가, 지역, 도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는데요. 올해 기후 지도자상 수상자는 프랑스 파리, 덴마크 삼소섬, 멕시코 과달라하라가 선정됐습니다.

먼저 파리는 2007년 파리기후계획(le Plan Climate de Paris)을 채택했는데요. 주택, 녹지 공간, 식품, 교통 등 모든 영역에서 탄소발자국과 도시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죠. 실제로 2004년과 2018년 사이 도시 내 탄소발자국은 20%, 탄소배출량은 25% 감소했는데요. 2018년 파리기후계획은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약 500개의 세부 사항을 정해 탄소중립을 위한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폐기물 100% 재활용 및 회수, 지속가능한 식품 공급 체계 구축, 공공시설 개조, 건축물 야간 조명 제한 강화 등이 설정됐는데요. 이밖에도 신재생에너지와 도시숲이 파리 전역에 확대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 프랑스 파리 전경_UNFCCC 갈무리

UNFCCC는 대도시들 상당수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기에 파리의 변화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는데요. 또한, 파리가 도시 외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파리협정 이행에 있어 비국가 행위자들의 역할을 강화하려 노력하는 점 등을 높게 평가했다며 수상 선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덴마크 삼소섬(Samsø)은 신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한 세계 최초의 섬인데요. 1997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시도했고, 불과 10년 만에 100% 전환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북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풍력에 최대한 활용한 덕인데요. 특히, UNFCCC는 삼소섬 지역사회 내 적극적인 협력이 지구촌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는데요.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성공 사례가 유럽연합(EU) 전반에 귀감이 됐다며 수상 선정 배경을 밝혔습니다.

멕시코 제2의 도시인 과달라하라도 기후 지도자상에 선정됐는데요. 지난해 말 과달라하라가 만든 기후 행동 계획(The Metropolitan Area of Guadalajara Climate Action Plan) 덕분입니다. 해당 계획안에는 통합 폐기물 관리,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달라하라 기후 행동 계획은 대도시 관점에서 높은 기후 적응력을 보여줬고, 파리와 마찬가지로 세계 대도시들이 해당 계획을 참고해 반영할 수 있단 사실 등이 높게 평가받았다고 합니다.

 

© 2021년 유엔 기후중립상 부문 수상자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_Kira Worth, UNFCCC

올해 유엔 기후중립상 받은 4곳 중 2곳은 식료품업체! ☕

조금은 낯설 수 있는 기후중립(Climate Netral)이란 단어. 국내에서는 ‘탄소중립’으로 보통 쓰이는데요. 유엔 기후중립상은 탄소중립을 위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올해 기후중립상 수상자로는 마이크로소프트, ICA 그루펜, 테일러스 오브 헤로게이트,바우첸의 집 등 총 4곳이 선정됐습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1975년 설립 이후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 중인데요. 지난해 1월에는 아예 더 많은 양의 탄소를 제거해 마이너스로 만들겠다며 ‘2030년 탄소 네거티브 실현’ 목표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죠. MS는 신재생에너지 전환 및 내부 탄소세(Internal Carbon Fee Fund) 정책 덕에 탄소배출량 2,000만 톤 이상을 감축시켰는데요. 내부 탄소세는 직원들의 전기 사용과 출장에 대해 내부적으로 톤당 15달러의 비용을 부과해 이를 탄소 상쇄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웨덴의 식품유통업체인 ICA그루펜(ICAGruppen)도 탄소중립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는데요. 2006년과 2020년 사이 ICA그룹이 운영 중인 건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76%나 줄였다고 합니다. 또 2030년까지 고객의 식료품 구매로 인한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자 노력 중인데요. 공급업체와 소비자 모두를 지속가능한 소비로 유도했단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국의 유명 홍차 브랜드인 테일러스 오브 헤로게이트(Taylors of Harrogate)도 ICA 그루펜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식료품 구매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노력한 점이 높게 평가돼 수상까지 이어졌는데요. 회사 측이 내세운 ‘현장에서 슈퍼마켓 선반까지(Field to Supermarket Shelf)’이란 슬로건에 걸맞게 차나 커피 재배부터 가공 및 배송 등 전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TIST로 알려진 국제 소규모 단체 식목 프로그램과 협력했다고 합니다. 2015년부터 아프리카 케냐 지역사회 4곳에 약 2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탄소배출을 상쇄시킨 것인데요. 현지에서 차를 재배해 납품하는 7,500여명의 농부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House of Baukjen 제공

또 다른 수상자도 영국에서 나왔는데요.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로 알려진 바우첸의 집(House of Baukjen)은 원료 생산부터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순환경제 원칙을 따른 덕에 탄소배출량을 감축시켰다고 합니다. 또한, 자원 소모가 심한 천연섬유 대신 친환경 섬유 연구 및 개발에 적극적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회사가 내세운 순환경제 원칙이 타 패션업체들에게 큰 귀감이 될 수 있단 점 등 덕에 수상했다고 전해졌습니다.

 

+ 우리나라도 2017년에 수상했단 사실! 🇰🇷
독일 본에서 열린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3)에서 시상식이 열렸는데요. 당시 한국의 그린카드(Green Card) 제도가 수상했다고. 그린카드는 우리나라 환경부와 민간 금융기관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보상제도인데요. 환경마크, 탄소발자국 인증제품을 그린카드로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24%,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최대 20%까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하는 제도인 것!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전(前) UNFCCC 사무총장은 “그린카드가 소비자 행동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흥이롭다”고 평가했다고.

 

© Kira Worth, UNFCCC

기후 친화적 투자? 어렵지 않아요 💸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래저래 많은 재원이 필요한데요. 최근 몇 년 사이 기후변화 경감 및 신재생에너지 접근성 향상 등을 위해 민관의 기후 관련 투자가 늘어나고 있죠. UNFCCC는 기후 관련 재원 마련에도 혁신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기후 친화적 투자(Climate Friendly Investment)’ 부문을 별도로 마련했는데요. 선펀더, 에너자이즈 아프리카, 요르단 서안 지구&가자 내 태양광 자립 프로젝트, 기후금융을 위한 글로벌 이노베이션 랩 등 총 4곳이 수상했습니다.

선펀더(Sunfunder)는 탄자니아, 케냐 등에서 태양광 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관인데요. 2012년 설립 이후 57개가 넘는 농업·산업용 태양광 프로젝트에 약 1억 5,000만 달러의 대출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이런 투자 덕에 아프리카 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지역사회의 기후변화 적응에 도움을 줬다는 평을 받았죠. 아프리카 내 태양광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에너자이즈 아프리카(Energise Africa)도 함께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는데요. 에너자이즈 아프리카는 영국 정부와 민간으로부터 2,500만 파운드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 아프리카 내 가정과 중소기업들에 태양광 인프라 설치를 지원해줬다고 합니다.

 

© 아프리카에 가정용 태양광을 지원하는 에너자이즈 아프리카_EC 제공

요르단 서안 지구&가자 태양광 자립 프로젝트(Self-reliance & Solar in the West Bank & Gaza)도 올해 기후 친화적 투자 부문에서 수상했는데요.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가 요르단 서안과 가자지구 내 전력 공급을 위해 지원한 프로젝트이며. 캐나다·네덜란드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후금융을 위한 글로벌 이노베이션 랩(The Global Innovation Lab for Climate Finance network)은 지속가능한 금융 상품을 여럿 출시해 탄소중립 전환 및 민간 투자 위험도를 줄이는 등 긍정적인 평을 받았는데요. 2014년 이후 55개가 넘는 혁신적인 기기 출시를 도왔으며. 신재생에너지 접근성 개선·기후스마트농업·산림벌채 억제 등 기후 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에 재정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각국 정부, 민간, 전문기관, 개인 투자자 등에서 모은다고 하는데요. 25억 달러 중 8억 달러를 민간에서 투자하며, 그중 90% 이상은 기관투자자와 시중은행들이 지불했다고 합니다.

 

© 2021년 유엔 글로벌 기후행동상 수상자들이 단체 촬영을 갖고 있다_Kira Worth, UNFCCC

올해 유엔 글로벌 기후행동상을 받은 11곳의 공통점은 ‘혁신’‘성과’였습니다. 시상식 당일 사회를 맡은 이사 소아레스 CNN 특파원은 소셜미디어(SNS)에 “우리는 지구촌에서 모인 11명의 승자들을 축하했다. 그들 모두 세계 정상들을 부끄럽게 했고,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가시적인 해결책을 제공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이어 기후위기 속 대담한 프로젝트들이 세계 곳곳에 빠르게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