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파리협정 세부 이행을 위한 규칙, 탄소시장, 녹색시장 활성화 등 여러 합의안이 논의되는데요. 이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합의안입니다.

이번 COP26에서는 기업과 환경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폐기물 발생 및 처리 과정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방안 등이 논의안으로 오르는데요. 순환경제가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까요?

 

세계 경제 순환성 8.6%로 하락해 📉

CGRI(The Circularity Gap Reporting Initiative)는 세계 순환경제 전환을 촉진하고자 설립된 이니셔티브인데요. 2018년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첫 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해마다 ‘순환성 격차 보고서(Circularity Gap Report)’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CGRI는 ‘순환성(Circularity)’이란 단어를 사용하는데요. 순환성은 쉽게 말하면 제품의 생산부터 판매, 소비, 폐기 등 모든 과정에서 폐기물을 줄이고, 폐기물을 원료로 해 다시 생산에 투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첫 보고서 발간 당시 세계 경제의 순환성은 9.1%였는데요. 올해 보고서는 순환성이 8.6%로 되려 하락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 Ellen MacArthur foundation, 홈페이지

CGRI는 현재 경제 체제는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하고 폐기물을 배출하는 등 지구 평균온도를 상승시키고, 순환성을 하락시키고 있음을 지적했는데요. 자원의 추출부터 폐기까지 나온 온실가스(GHG) 배출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현재의 선형경제가 계속될 경우 2030년에는 650억 톤의 탄소배출량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CGRI는 이 경우 2040년대까지 3~6°C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반면, 파리협정에 서명한 당사국이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순환경제로 빠르게 전환할 경우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C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7가지 분야 순환성 격차 줄여야 해 ♻️

CGRI는 크게 ▲주거(Housing), ▲영양(Nutrition), ▲운송(Mobility),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서비스(Services), ▲소비(Consumables), ▲의료(Healthcare) 등 7가지 분야를 핵심적인 사회 수요 분야로 선정했는데요.

특히, 이동과 주거 및 영양 분야는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7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먼저 화석연료를 연소해 승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이동 분야의 탄소배출량은 171억 톤으로 전체 분야 중 가장 높은 배출량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주거 분야의 탄소배출량이 135억 톤으로 높았는데요. 주거 분야는 건축물을 건설하고 유지하는데 가장 많은 자원을 사용하고, 조명과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위해 온실가스 또한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양 분야는 농축산업이 전반적으로 포함됐는데요. 보고서는 식량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100억 톤 이상의 탄소가 배출된다며, 유통 과정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도록 노력할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 COP26 비즈니스 섹션 현장 모습_Ellen MacArthur foundation, 홈페이지

각 분야별로 순환성 격차를 줄이고자 필요한 전략은 조금씩 다릅니다. 공통적으로 인류가 소비하는 자원의 양을 줄이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을 유지·보수하여 제품 수명을 연장해 사용하고, 폐기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이나 원료를 재활용 혹은 재사용하는 것이 강조됐습니다.

 

순환경제가 기후변화를 어떻게 해결하냐면? 🌡️

지속가능한 순환 비즈니스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엘렌 맥아더 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은 절반의 해결책에 불과한데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45%는 제품과 식량을 만들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맥아더 재단의 연구에 의하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55%만 해결할 수 있는데요. 나머지 45%는 자동차·의류·식품 생산 등에서 나와 해당 부문에서의 변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에 맥아더 재단은 순환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요.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C 이내로 유지하고, 가능하면 1.5°C 이내로 상승을 제한하는 내용의 파리협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당연한 흐름이란 것이죠.

영국 비영리단체 리런던(ReLondon)의 웨인 허버드 CEO 또한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제품과 재료, 식량 등을 만들고 소비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우리 모두 낭비를 줄이고 재사용, 수리, 공유 및 재활용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울 순환경제가 COP26과 이후 모든 회의에서 의제로 옮겨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 Closed Loop Partners 제공

그렇다면 세계 정상들과 각국 정책 입안자들은 기후 문제를 논의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을 고민해야 할까요. 미국 순환경제 전문 투자회사인 ‘클로즈드 루프 파트너스(Closed Loop Partners)’의 전무이사 겸 최고전략책임자인 제시카 롱은 아래 7가지를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1️⃣ 우린 지구가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해
오늘날 인류는 약 1.6개의 지구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는 매년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의 약 60%를 더 사용하고 있단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 인구와 소비가 계속 증가할 경우 2050년에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지구가 3~4개에 달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2️⃣ 지나친 소비는 사람, 경제, 지구에 모두 해를 끼쳐
유엔환경계획(UNEP)의 연구에 의하면, 인류의 선형 경제 시스템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53%와 생물다양성 손실 80% 이상을 야기했습니다.

 

3️⃣ 너무 많은 쓰레기가 배출돼
오늘날 세계는 20억 톤 이상의 고형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는데요. 2050년까지 34억 톤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폐기물의 약 3분의 1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음식 및 유기물 44%, 종이 17%, 플라스틱 12% 등으로 분류된다고.

 

4️⃣ 우리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매립지 상황
미생물이 폐기물을 분해하면서 이산화탄소 메탄을 방출하는데요. 특히, 메탄의 경우 이산화탄소보다 84배는 더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에서 배출된 폐기물의 약 3분의 1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5️⃣ 매일 버려지는 음식
수백만 명이 기아에 시달리는 상황인데요. 정작 생산된 식량의 약 3분의 1은 식탁에 오르지도 못하고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는 지구촌 어딜 가나 매립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기후변화와 토지(Climate Change and Land)’ 특별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전 세계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371억 톤 중 22%는 식품 부문에서 발생했다고.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체계 구축도 중요한데요. 현지 식자재 사용, 도시농업 및 유기농업을 통한 합성비료 사용 감소,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나 비료 등으로 만들 경우 자원 순환 흐름을 돕고 기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단 사실.

 

6️⃣ 의류폐기물도 문제!
2030년까지 연간 1억 4,800만 톤의 옷이 버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패션 및 섬유업계가 ‘순환 패션 솔루션(Circular Fashion Solutions)’를 채택할 경우 약 5,0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단 사실!

 

7️⃣ 쓰레기통에 있는 금을 찾아라!
국제비영리단체 ‘전자전기폐기물(WEEE) 포럼’이 2021년 지구촌에서 발생할 전자전기폐기물을 예상한 결과, 약 5,740만 톤에 이를 것이라 추정했는데요. 그냥 버려지는 전자전기폐기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원(희토류, 금, 구리 등)을 잘만 찾아내면 연간 62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낼 수 있다고.

 

© World Economic Forum 제공

순환경제는 폐기물에 대한 기존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는 것입니다. 자재와 제품을 최대한 오래 사용해 지구에게는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죠. 그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는 것을 막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죠. 세계 곳곳에서 순환경제와 관련해 각종 협약이 나오고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 좋은 소식은 순환형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세간의 집중을 받고 있단 것인데요.

순환경제로의 전환,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어느때보다 필요한 길임은 분명한데요. COP26이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봅니다.